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좋아하는 이유
(완성하고 보니까 종이책 읽으시는 분들은 이 글을 읽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종이책은 전자책과 비교해서 이런 장점이 있다.
- 이미 출력되어 있어서 펼쳐두어도 비용이 들지 않음.
- DRM에 귀속되지 않음: 책방이 문을 닫아도 내가 산 책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종이책을 나는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한 가지.
종이책은 손이 베일 수 있다.
책장을 넘기려고 검지 손가락을 종이 날에 살짝 걸치고 위로 당기는데 날이 책의 중심에 걸려 팽팽해지는 순간, 책장은 넘어가기를 거부한다.
그때부터 손가락은 마치 난간을 타는 스케이트보드처럼 책장에 올라타서 아래로 ‘스으윽’하며 내려간다. 오싹함을 느끼고 서둘러 손을 떼지만 손가락에는 서서히 종이의 흔적이 붉게 피어난다. 이윽고 다가오는 알싸한 느낌의 고통. 터져 나오려는 목소리를 삼키고 밴드를 찾으러 일어선다.
종이의 날 부분은 톱처럼 울퉁불퉁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아픈 것 같다. (전자책은 읽으면서 감전당한 적은 다행히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전기를 끊임없이 소모하고 DRM에 귀속되어 소유할 수 없더라도,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전자책이 좋다.
언젠가 베이지 않는 종이책이 나오면 좋겠다.